멈춤과 비움의 시간, 마음이 이끄는 수련
요가는 단순히 근육을 스트레칭하는 동작과는 다르다. 호흡과 동작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내 몸의 움직임에 마음을 두는 시간이다. 평소 잘 쓰지 않던 근육을 하나하나 깨우고, 온몸의 신경계를 이완시킨다. 뻣뻣하게 굳었던 몸이 부드러워지면서 자연스레 유연성도 되찾는다. 모든 동작은 호흡과 함께 지속하는 집중의 시간을 요구한다. 급하거나 서두르지 않아도 되며, 억지로 안 되는 동작을 할 필요도 없다. 몸의 기능 향상에만 중점을 두는 다른 운동과 달리, 요가는 마음이 함께 움직여야만 제대로 된 동작을 완성하고 진정한 이완에 도달할 수 있다.
15년 넘게 요가를 했지만, 아직도 동작의 완성도는 부족하고 활용하지 않은 근육이 많다. 몸을 쓴다는 것은 머리를 쓰는 것과 같아서, 인간이 평생 두뇌의 1%도 쓰지 못하고 죽는다고 하듯, 내 몸의 기능을 다 활용하며 생을 마치는 사람 역시 드물 것이다. 요가는 나에게 내 몸을 사랑할 수 있는 시간, 그리고 비움의 수행을 선물해 준다.
현대인의 소진된 에너지, 요가로 여유를 찾다
끊임없이 지식을 채우고 통장에 돈을 채워 넣는 것만이 옳다고 이야기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점점 에너지가 소진된다. 과연 빈틈없이 채우는 것만이 행복일까? 이제는 조금씩 마음의 여유와 몸의 여유를 찾아야 할 때이다. 일상 속에서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마음과 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한 시간의 요가 수련은 정말 보석 같은 선물이 될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부터 전문적인 요가원까지,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 꾸준히 수련한다면 몸과 마음이 동시에 행복해지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몸의 호흡과 문장의 호흡, 글쓰기와 요가의 닮은 점
요가를 하며 깊은 호흡에 집중하고 한 동작을 천천히 익히는 과정은 한 문장을 천천히 써 내려가는 글쓰기의 과정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문장을 쓰는 일은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고, 단어 하나를 고르고 다듬는 순간마다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게 된다. 요가가 몸의 감각을 일깨운다면, 글쓰기는 마음의 결을 세밀하게 인식하게 한다.
요가가 '지금 이 동작은 내게 어떤 느낌을 주는가?'라는 질문이라면, 글쓰기는 '나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꺼내는가?'라는 질문이다.
결국 요가와 글쓰기는 모두 ‘나에게 귀 기울이는 일’이라는 하나의 답으로 수렴된다. 요가 매트 위에서 몸을 통해 나를 발견하듯, 글 속에서도 나의 언어와 감정, 내면의 풍경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이제 요가와 글쓰기를 함께 수련한다. 몸을 풀고 마음을 비워내는 요가가 첫 번째 축이라면, 그 비운 공간을 진심으로 채워나가는 글쓰기가 두 번째 축이다. 이 두 가지 수련은 현재의 나를 가장 건강하고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기둥이 되어주었다. 요가와 글쓰기는 나의 몸과 마음을 사랑하게 된 가장 아름다운 여정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