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기간
<산부인과 의사에게 속지 않는 25가지 방법> 에밀리 오스터: 첫아이 임신 때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던 책이다. 제목이 자극적이긴 하지만, 원제는 <Expecting better>로 하버드 출신의 시카고 대학교수이자 보건 경제학자인 아기 엄마가 쓴 책이다. 저자는 굉장한 데이터 수집가인데, 일반적인 ‘카더라’의 정보를 모두 수백 건의 논문을 분석해 예비 엄마들에게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무래도 데이터 육아 전문가로는 최강이 아닐까 싶다. ‘하루 한 잔의 커피는 마셔도 될까? 생선회는 절대 먹어서는 안 되는 걸까?’ 등 임신 중 금기시되는 많은 것들의 이유를 데이터 기반으로 설명한다. ‘왜’해서는 안 되는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주어 독자 스스로 판단할 여지를 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최근 내가 다니는 산부인과 선생님도 산모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출산 동반자 가이드> 페니 심킨: 아내의 임신 기간 중 ‘남편’이 꼭 읽어야 할 책. 임신 기간 동안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차근차근 설명한 책이다. ‘자연주의 출산을 생각하는 산모와 동반자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지만, 꼭 자연주의 출산이 아니더라도 남편이 아내의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이해하기에는 이만한 책이 없는 것 같다. 출산을 앞두고 남편이 준비할 수 있는 것들과 아내를 향한 정신적 지지, 진통이 시작되었을 때 남편이 어떻게 곁에서 도와야 하는지 등 유용한 정보가 많다.
<평화로운 탄생> 프레드릭 르봐이예: 아기가 태어난 순간 느끼는 세상에 대한 공포, 고통을 아기의 시선에서 전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폭력 없는 탄생>이란 책으로 출간된 적이 있는 책인데, 두 권 다 읽어보았을 때 내게는 개정판인 <평화로운 탄생>이 조금 더 부드럽게 와닿았다. 아기는 울지 않고 태어날 수 있다. 어두운 자궁 속에서 막 나온 아이에게 수술실의 밝은 조명은 고통일 뿐이다. ‘아이는 탯줄이 잘리고, 직접 호흡하게 되면서부터 독립의 길, 자치의 길, 자유의 길로 접어든다’는 메시지가 인상 깊다.
📍자연주의 출산
<히프노버딩: 평화로운 출산> 메리 몽간: ‘산모는 환자가 아니고, 임신과 출산은 질병이 아니다. 건강한 산모의 몸은 본능적으로 어떻게 출산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태아와 신생아들 역시 의식이 있고, 완전한 인격체. 자연스러운 출산을 위해서는 주변의 따뜻한 격려와 지지, 부드러운 돌봄을 받아야 하며 불필요한 의료 개입은 제한되는 것이 좋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첫째 출산 때 두 번은 읽었는데, 이번에도 출산을 앞두고 한 번 더 읽을 예정이다.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가 가득한 책이다. 꼭 자연주의 출산이 아니어도, 분만을 앞두고 두려움이 밀려올 때 멘탈 케어용으로 참 좋다.
<황홀한 출산> 엘리자베스 데이비스, 데브라 파스칼리 보나로: 위에서 언급한 <히프노버딩: 평화로운 출산>과 마찬가지로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좋은 책이다. 수없이 많은 자연주의 출산 산모들의 후기를 읽다 보면 나 역시도 긍정의 마음으로 가득 차게 된다. 임신, 출산의 기간 중 배려 받고 싶은 마음과 실제로 주변의 충분한 배려와 격려가 출산 과정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가까운 이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면 이 책만한 게 없다. 출산뿐 아니라 산후 우울감 등에 대한 섬세한 조언들이 많다.
<농부와 산과 의사> 미셀 오당: 자연주의 출산의 주창자인 산과 의사 미셸 오당의 저서이다. 앞서 언급한 책들보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누구나 꼭 한 번은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기도 하다. 탄생의 경험이 인간이 평생 가지는 사랑의 방식이나 사랑의 에너지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연결한 부분이 인상 깊다. 사랑이 부족해진 현대 사회에 문제를 제기한다.
📍신생아 케어
<엄마 뱃속이 그리워요> 하비 카프: 조리원을 가지 않겠다고 결정했을 때 가장 먼저 읽어둔 책이다. 아이의 기저귀를 가는 법, 아기를 안는 법 같은 것들은 유튜브로 보는 게 시각적으로 좋았다면, 이 책은 아기가 우는 근본적인 이유와 달래는 방법이 ‘5S’라는 개념으로 설명되어 있다. 인간의 아기는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3개월 일찍 태어났기 때문에 세상이 힘들 수밖에 없다는 기발한 발상이 재미있다. 영아 산통은 갓 태어난 아기에게 자연스러운 일이구나 받아들이기에 좋았다.
📍육아의 큰 틀
<잘 자고 잘 먹는 아기의 시간표> 정재호: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도 한 번 읽고, 이유식을 시작할 무렵에도 다시 한번 읽은 책이다. 아이는 책에 나온 것처럼 패턴을 가지고 생활하지는 않았지만, 부드러운 문체로 육아에 정답은 없다는 전제가 내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 최근 유행하는 많은 책들은 아이의 수면 시간과 수유 텀 등이 수학적으로 계산되어 제시되어 있어 조금 피곤해졌을 무렵 읽어서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0~3세 기적의 뇌과학 육아> 그리어 커센 바움: 뇌과학자 엄마가 쓴 책이다. 나는 아무래도 데이터 기반의 임신, 육아 등의 정보를 좋아하는 듯하다. 아이가 미숙아로 태어나더라도 생후 1000일의 기적을 안다면 많은 것이 회복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 그만큼 생후 천일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일 테다. 우리집은 아직 분리수면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 책의 영향이 8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는 아이는 충분히 달래주고, 사랑으로 스킨십을 하고, 잠든 아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더 잘 자랄 수 있다는 이야기에 괜히 육아에 희망이 생기는 기분이다. 완성되지 않은 아이의 뇌는 감정 조절이 어렵고, 그렇기에 부모가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메시지 역시 도움이 되었다.
<아이의 뇌> 김붕년: 여러 책을 읽다 보면 서로 다른 이야기들도 있지만, 반복되며 강조되는 내용도 많다. 이 책은 아이가 행복하고 자기 주도성을 가지며 건강하게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키우는 방법을 알려준다. 모두 어려운 방법들은 아니다. 성취를 하기에는 도파민도 좋지만, 행복을 위해서는 편안한 안정감에서 나오는 세로토닌에 집중하기, 아침 식사는 단백질로 채워 체온을 높여주기, 자연을 가까이하며 부모와 함께 복식 호흡을 하는 등 쉽고 간단한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다. 덕분에 오늘도 아이와 산책에 나가 비둘기도 보고, 개미도 보고, 여름의 매미 소리도 실컷 듣고 왔다.
📍이유식, 유아식, 장 건강
<내 아이를 해치는 가짜 음식> 이선영: 음식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아기 엄마가 취재하며 느낀 바와 인상 깊었던 내용을 한 책에 정리해두었다. 쉽게 읽히기도 하고,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음식과 난폭한 성향이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내용의 자료가 충격이었다. 일본, 미국, 영국, 한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바탕으로 좋은 식재료가 편안하고 지혜로운 아이를 만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초가공 식품은 줄이고, 브로콜리와 아보카도는 아무래도 자주 먹여야겠다고 다짐했던 책이기도 하다.
<플랜트 패러독스> 스티븐 R.건드리: 이 책은 채소의 위험성에 대해 처음 느끼게 된 책인데 아래에 언급한 <해독 혁명>과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아이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어떤 음식을 먹여야 할지 고민이 많던 중 읽었다. 대부분의 이유식 레시피북에서는 찾을 수 없는 정보들이 가득하다. 천연 항산화제라고 불리는 토마토가 짓이겨진 사진이 표지에 담겼다. 렉틴의 위험성 때문인데, 책을 읽은 후에도 가지나 애호박을 좋아하는 우리집은 적정 시간 쪄서 렉틴을 제거해 먹기로 결정했다. 렉틴의 위험성과 그 위험을 해소하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해독 혁명>이나 <홀썸의 집밥 예찬>과 함께 읽으면 좋은데, 두 저자는 세상에는 좋은 식단이 다양하게 많고, 모두 일리가 있지만, 각자 몸의 반응에 맞춰 적절히 조절하는 게 가장 좋다는 유연성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특히 배제식의 경우에는 득과 실을 잘 따져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특정 식단의 강경파 버전을 읽는 것이 꽤나 신기한 경험이었다.
<해독 혁명> 최지영: 제목 그대로 몸에 쌓인 독소를 해독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신체의 기전으로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우리 몸에는 다양한 독소가 매일 쌓이고 있고, 이를 적절히 해독해줘야 몸의 시스템이 건강하게 유지된다. 어려운 주제이지만, 쉽고 편안하게 설명되어 있어 평소 주변에도 많이 권하는 책이다. 책에 나온 해독 스무디 레시피는 첫째 임신 전부터 지금까지도 꾸준히 우리집의 효자템이다.
<홀썸의 집밥 예찬> 홀썸 모먼트: 레시피북. 아기를 위한 이유식, 유아식 레시피북은 아니지만 사용하는 재료가 간단하고, 저온 찜 위주의 항염 레시피라 아이 음식을 만들 때 참고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무염을 하는 아기가 아니라면, 한 권 구비해두며 조금씩 변형해 줘도 좋다. 조리 과정이 5개 미만이라 간단하게 완성할 수 있고, 건강하고 맛있는 집밥이 쉬워진다. 저자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는데, 웰니스와 관련된 유익한 이야기를 많이 다룬다. 최근 저자의 강연에 찾아갈 정도로 팬이 되었다.
<우주맘의 사계절 튼튼 면역력 유아식> 김슬기: 저탄고지 위주의 레시피북이다. 그렇다 보니 재료에 탄수화물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나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의 탄수화물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레시피 활용 자체는 많지 않지만, 종종 고기 요리를 해줄 때 유용하다. 생크림을 넣은 소고기 야채 퓌레는 소고기를 먹지 않던 아이의 최애 메뉴가 되기도 했다. 책에 제시된 식재료나 좋은 지방과 관련된 정보를 얻기에 좋다. 유기농 식재료를 참고하기에는 <홀썸의 집밥 예찬>도 좋다.
📍그 외 추천 유튜브
모유 수유 방식: 삐뽀삐뽀 정유미TV
육아 정보: 맘똑티비
임신 출산: 닥터 라이블리-모어댄뷰티(<해독 혁명>의 저자)
웰니스: 홀썸모먼트 Wholesome Moment(<홀썸의 집밥 예찬>의 저자)
자연주의 출산: 마마티비 mamaTV, 정환욱 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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