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의자에 셋이 나란히 앉아 크리스티 무어의 콘서트를 보았다.
그 날 이후 크리스티 무어의 노래를 나는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다.
크리스티 무어가 올 해로 81세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12년 전 절벽 끝에서 그의 노래를 들었던 이후로 나는 언제나 그의 공연을 직접 보고 싶었다. 잔인한 생각 같지만 정말로 그가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되기 전에 그의 공연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자리에서 예약을 했다. 다행히 보호자가 있으면 아이도 함께 공연을 볼 수 있어 말하자면 가족의 ‘첫 번째 공연관람’이 예정되어 기대감에 설레기도 했다.
좁은 의자에 우리 셋은 나란히 앉아 2시간 가까이 되는 공연을 감상했다. 비 오듯 땀을 흘리면서도 멈추지 않고, 노래하고 이야기하고 또 노래하는 모습이 그저 대단해보였다. 모든 노래들이 좋았지만, 그가 앵콜곡으로 부른 이 노래가 내 마음에 와닿았던 이유는 그간 내가 했던 고민들에 대한 위로로 들렸기 때문이다.
인생이라는 바다 위에서 아일랜드 남자를 만나고 두려움도 겁도 없이 새로운 항로를 선택했던 12년 전의 나를 떠올렸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더 이상 한국인 같지 않고, 아일랜드에서는 늘 이방인이었던 나의 시간들이 힘들고 지치기만 하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I am a sailor, you're my first mate
We signed on together, we coupled our fate
Hauled up our anchor, determined not to fail
For the heart's treasure, together we set sail
With no maps to guide us we steered our own course
Rode out the storms when the winds were gale force
Sat out the doldrums in patience and hope
Working together we learned how to cope
Life is an ocean and love is a boat
In troubled waters that keeps us afloat
When we started the voyage, there was just me and you
Now gathered 'round us, we have our own crew
Together we're in this relationship
We've built it with care to last the whole trip
Our true destination's not marked on any charts
We're navigating to the shores of the heart
<The Voyage-Christy Moore>
그러나 그의 노래는 가족을 만들어 살아가고 삶의 어려움을 사랑으로 이겨내며 계속해서 항해해 나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내게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삶의 고비들, 인간적인 고비들과 어려움들이 어쩌면 내 인생을 또 움직이게 하고 사랑을 깨닫게 해주는 것들이라는 점을 알게 해 준 것 같다.
사는 게 참 쉽지 않다. 그래도 또 살아가야지. 닻을 내리고 바다 한 가운데에서 표류할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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